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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신작 택배기사 (23.05)

아낌없이 받는 나무 2023. 5. 14. 16:21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좋아하기 때문에 예고가 나왔을 때 부터 엄청 기다렸었다.

게다가 드라마로 기획되어 단편이었다면 서술이 어려웠을 세계관을 개연성있게 풀어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시간 낭비였다.

장장 6편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개연성이나 재미 어느하나 갖춘것 없는 주먹구구식 졸작이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실망했던 구체적인 이유

(스포가 있습니다. 근데 스포를 안 본다고 이 드라마를 봤을 때 감동이 두배가 될까요?)

 

1) 차량

    2000년대 초반의 차량들 (현재에도 구형이라 분류되는)을 미래에 주력으로 타고 다닌다?  물론 차량 생산이 어려워진 미래에서 과거의 차들을 탈 수도 있다. 그런데 산소가 없어서 목숨이 위협받는 환경에서 외부공기가 그대로 유입되는 구식 자동차들을 타고 다니는게 말이 되나. 택배차량들도 그냥 기존의 트럭들을 도색해 놓은 수준이고 어느하나 특별할 것이 없다. 미래의 사회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디테일이라고 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너무 대놓고 생각없이 준비한 차량들 때문에 몰입감이 초반부터 깨진상태에서 시청을 하게된다.  사장이 타고다니는 롤스로이스도 그냥 현대에 있는 그대로, 택배차도 그대로, 군인들도 그대로, 심지어 택배 기사 선발 대회에서 차량들을 보면 그냥 폐차장 레이스다.  

차량 디자인이나 컨셉을 기획했던 담당자는 영화 쪽 말고 다른 쪽을 알아보자. 이 일은 적성이 아니다.

 

2) 산소

    산소가 없어서 10분이상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사회인데도 마스크를 훌러덩 벗어버리는 주인공들, 마스크의 구조상 필터를 거쳐서 바로 공기가 유입되는 것 같은데 이런 설정이면 둘 중에 하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인데 엄살을 떠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튼튼한건지. 미세먼지는 호흡기만 통해서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점막이 외부에 노출된 각막(눈)은 반드시 보호가 되어야 하는데 고글을 쓰는건 거의 못봤다. 귀로도 오염된 공기가 들어올 수도 있고. 

이러한 악조건에서 그냥 코만 막거나 중간중간 그마저도 벗어 버리는 시대라면 그냥 엄살 부린거 아니냐? 

 

3) 총격전

    주인공은 원래 버프가 있어서 총을 안맞는게 당연하다고 해도 주인공 이외의 사람들은 생존율이 굉장히 높다.  설정을 위해 클리셰대로 죽어간 가족과 후반 주인공 감정을 기폭시키는 장치로서 희생된 사람들 외에는 거의 안죽는다. 그렇게 총을 많이 쏴도 안죽는다. 반대로 김우빈이 쏜 총은 권총마저도 장거리에서 쏘는 족족 모두를 죽여댄다. 그렇다고 김우빈이 특수부대나 돌연변이라는 납득할 만한 설정이 있나? 아니. 김우빈은 옛날부터 잘 싸웠다. 본투비 파이터.  극 시작과 동시에 그는 전설이었고, 나중에 그의 과거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도 어떻게 강해졌는지 전혀 설명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이를 돌연변이라는 설정으로 풀어낼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정도 고민도 안했기에 풀 생각도 안했던 것 같다. (아니면 시즌2를 위해 남긴건가? ㅋㅋ 이걸 다시 만든다고? ㅋㅋ)

 

4) 돌연변이?

     머리에 총을 직격으로 맞아도 안죽는 주인공은 광산에서 일한 아버지때문에 돌연변이로 태어났다는 설정.  여기 까지는 진짜 억지스러워도 참았다. 근데 그게 뭐? 마지막 장면에서 송승헌이 그 피를 투여받아서 돌연변이로 변해서 살아남을 것 같다는 떡밥을 던지는데, 이걸 시즌 2까지 만드려고? ㅋㅋㅋ 제발 참으세요.

주인공 중에 하나인 사월이의 몸안이 금속으로 되어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대체 무슨 얘기를 한건지 모르겠다. 그냥 불사의 몸이라는 것 말고 극의 진행에 도움이 1도 안되지만 스토리가 막혔을 때, 

 

'얘는 불사의 몸입니다! 그래서 안죽었죠! 쨔쟌~!'   

 

이런 용도인가? 그냥 총이 빗나가서 안죽었다고 해도 극의 전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편 암시 장면 말고)

극 작가도 제발 영화판 말고 다른 곳 알아보세요. 적성아닌 것 같아요.

 

5) 평면적인 주인공들

    캐릭터에 입체감이 한개도 없다. 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사는지 설명이 거의 없다. 

김우빈은 난민 출신인데 학살에 복수하기 위해 그렇게 산다고 쳐도, 다른 택배기사들은? 그냥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건가?

4-1도 어떻게 그렇게 잘 싸우는지, 왜 김우빈이랑 편이 됐는지, 

그리고 그 박사님?은 뭔데? 나가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식물은 또 어디서 구해왔어?

오픈된 공간에서 식물을 재배하면서 지역별로 비교를 한다고? 적어도 유리상자 안에 넣고서 비교하는 소품설정 정도는 해줘야 되는거 아니에요? 그렇게 식물 키우면 다 죽어요.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대통령도, 천명기업의 사장도, 송승헌도, 국방장관? 도, 이솜이 연기한 소령도 대체 뭘 위해 그렇게 사는지 난 모르겠다. 그 쇠 대가리 남자애를 거둔 이유도 모르겠고 이제와서 선긋듯이 독립한 이유도.(물론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대놓고 활동하는 모순...) 

밥 안먹으면 배고프고, 안자면 졸립다. 수준의 평면적인 캐릭터들 앞에 할 말을 잃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드라마의 특성상 악역 캐릭터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차라리 설명이 필요없게 사이코패스라든지 하는 설정을 추가로 넣었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송승헌은 그저 이주시설에 들어갈 난민들을 줄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방법도 1차원적이고 가진 것에 비해 머리도 나빠보인다. 

그 모든 장면 중에서도 가장 실소가 나왔던 부분은 1:1 혈액 스위칭.

내가 송승헌 입장이라면 피를 채취해서 분석한 뒤에 수혈받을 것 같은데, 

상남자라 그런지 다이렉트로 꽂아버리네.

위에도 서술했지만 피 나눔이후에 머리에 총 맞고 손가락 꿈틀하던데, 드라큘라에서 가져다 쓴 설정인가?

(제작비 250억 중에 저 5%만 주시면 각본보고 걸러드릴게요...제발 시즌2 생각 멈춰!) 

 

6) 근데 

    보통 공기가 안 좋으면 물도 안좋지 않나? 드라마 안에서는 살기 힘든 이유가 오로지 산소뿐이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산소 부족으로 식량 생산도 힘들거고 물 또한 구하기 쉽지 않을거다. (한국이 다 사막됐다며) 하늘이 계속 뿌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도 힘들거고, 석유나 가스를 공급받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그럼 이 사회는 대체 뭘로 유지되는거냐? 극 전개 내내 먹을 게 부족하다던지 에너지가 부족하다던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뭐지?

 

 

결론

 

택배기사는 킬링 타임용도 안되는 졸작이다.

 

 

추천 여부

 

싫어하는 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소개하면 상대의 시간을 낭비하게 할 수 있다. 

물론 그 사람들이 안 졸고 끝까지 다 본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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